간송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혜원 신윤복의 혜원풍속도(국보 135호) 가운데 월야밀회라는 작품입니다.

혜원(蕙園)의 생사년(生死年)은 알려진 바가 없으나 대체로
늦은 18세기(世紀)부터 이른 19세기(世紀) 무렵에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와 더불어 활동한 작가였습니다.

당시의 사회적 배경은 천주교(天主敎)를 통해 들어온 서양의 과학기술이
학계에 자극을 주어 실사구시를 표방하는 실학파의 학문이 대두(擡頭)될 무렵이었으며
또한 국문으로 이루어지는 서민문학이 일어나는 등 스스로 서민을 의식하는 시대였지요.
이러한 경향은 회화에서도 일어나서 진경산수화가 출현하게 됩니다.
중국화보를 모범으로 하여 이상향을 나타내려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직접보는 한국의 자연을 나타내게 된 것이지요.

이 시대 회화의 또 다른 경향은 풍속화의 유행이었습니다.
시정의 일상생활 즉,
밭가는 풍경, 추수하는 모양, 그네 타는 여인, 술파는 여자, 희롱하는 난봉장이 등등...
이같은 풍속화의 유행은 양반의 유교주의사회에 대한
예술면에서의 항의였고 인간주의의 표방이었습니다.

이제 말을 바꾸어서....

꿈에 보이는 임은 믿음과 의리가 없다고 하지만
못견디게 그리울 때 꿈에서가 아니면 어떻게 보겠는가?
저 임이시여, 꿈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주자주 보이소서.

명옥이라는 기생이 지은 시조입니다.
정든 님이 간절히 보고 싶어하다가 만나고 헤어지면 꿈결같다고 하지요.
청구영언에 실려 있는 시조입니다.
임과 함께 기나긴 밤을 함게 보내고 싶은
애타는 소망이 담겨 있어 조선시대 사람들의 사랑과 낭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월야에 밀회하는 남녀의 애절함이라니..
기생과 한량의 만남이지 싶습니다.
슬쩍 밀어내는 듯하면서도 담쑥 안겨있는 여인의 관능..
까치발 하고 있는 듯한 도발적인 몸짓하며
나는 여기서 다시 '가시리'의 한구절
'가시는 듯 도셔 오소서' 라고 말하는 우리의 여인네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담장 모서리 뒤에서 훔쳐보는 여인은 어떻구요.
가을밤은 이렇게 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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